‘동북아 대표 무속인’ 천상선녀 김보살

천상선녀의 기구한 인생 스토리
중국서 촉망받던 교사, 한국서 무속인으로 살아가다

김종남 기자 | 입력 : 2011/02/07 [13:57]

[경제인]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에까지 입소문이 자자한 무속인이 있다. ‘동북아 무속인’이라는 별칭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한중일 3국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천상선녀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에 대한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답답한 가슴과 마음을 시원하게 쓸어주고, 세상사의 이치를 단번에 꿰뚫어 보는 흔지 않는 능력의 소유자가 그녀라는 것. 이에 그녀의 인생 스토리를 들어보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에 위치한 그녀의 신당을 찾았다. 명성만큼이나 그녀의 신당은 상담을 받으러 온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촉망받던 교사, 그리고 추락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천상선녀(010-6326-5688)의 인생 스토리는 한마디로 구구절절한 굴곡과 역경의 역사였다. 지금의 화려한 명성의 건너편엔 무척이나 진하고 깊은 아픔이 한껏 베어있었다.

그녀는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났다. 우수한 성적으로 사범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었던 그녀는 촉망받는 교사로 인정받으며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던 그녀에게 갑자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편을 잡은 지 6여년이 흘렀을 즈음이었다. 갑자기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수반된 이명 현상과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다. 평생 천직으로 여겼던 교직을 떠나야 할 만큼 그 고통은 처절했다.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봤지만 끝내 그 원인조차 알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눈물을 머금으며 평생의 꿈이었던 교육자의 길을 포기한 채 조용히 교편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교직을 떠난 그녀는 중국인민보험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 결혼도 했다. 결혼 당시만 해도 그녀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인생은 그녀에게 또 다시 좌절을 안겨주었다.

“결혼 후 남편과의 불화로 몹시 힘들었어요. 그래서 남편 곁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했죠. 무엇보다 힘든 것은 아들에게 이혼한 사실을 알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병가로 퇴직을 하고 한국행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여느 아이들과는 달랐어요. 이웃집 사정을 모두 꿰뚫는 것은 물론이고, 동네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알아맞히곤 했었어요. 심지어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것을 예견하기도 했었죠.”

자신의 신기를 이미 알고 있었고, 또 여린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녀는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서 비롯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짐을 홀로 떠안은 채 머나먼 타국땅인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서 제2인생 시작하다

96년 홀로 한국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또 다른 고난의 시간이었다. 타국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생존이었다. 그래서 식당일, 판매원은 물론 동대문에서 잡화일 등 안해 본 일이 없다.

그러나 더욱더 그녀를 힘들 게 한 것은 몸의 피곤함이 아니었다. 중국에서부터 있었던 이명 현상이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혔던 것.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눈물도 수없이 흘렸죠.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세상에 대한 원망도 많이 했어요.”

고통으로 점철된 시련에 녹초가 되어버린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무속인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다. 

“신기가 제 몸에 꽉 찼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신을 받아라’고 무속인이 말하는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듣자마자 죽을 듯 아프던 고통이 씻은 듯 사라지더군요.”

사실 그녀는 신을 받지 않으려고 98년도에 철학까지 배웠다. 그러나 신의 운명을 거부할 수 없었던 그녀는 40세가 되던 해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어떤 사연이든 척척

천상선녀가 모시는 신(神)으로는 부처님, 산신령, 대신할머니, 옥황선녀, 약도사 할아버지, 조상신(祖上神), 천신(天神), 인신(人神) 등이 있다. 더불어 중국의 망신(구렁이신)도 모시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신과의 접속하기에 어떤 상담이든지 척척이다. 

그녀는 건강, 재물, 사업번창, 합격운, 승진, 사업, 애정문제, 재수, 귀인, 운맞이, 문서운, 궁합, 기별, 병점, 조상천도, 산소탈, 삼재풀이, 액막이, 관재수, 이름짓기 등 신점을 주로 본다. 또한 철학으로 풀어내는 세상사는 물론 세상을 꿰뚫어 보는 놀라운 투시능력, 한치의 오차도 없이 콕콕 짚어내는 칼날 같은 점사, 얼굴만 보고 목소리만 들어도 막히고 꼬인 원인과 답을 거침없이 토해낸다.

특히 조상굿에 있어서는 독보적일 정도로 대단한 신통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서울 장안동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 조모(54)씨는 최근 사업이 어려워져 답답한 마음으로 그녀를 찾았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모두 힘든 시기라고 위안하며 헤쳐 나가려고 했지만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정에 과연 사업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였다. 

이에 그녀는 “조상들이 앞길을 막고 서 있다”며 “굿을 통해 조상의 원혼을 달래주면 된다”고 비책을 제시했다. 3일 후 조씨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이웃에 힘 되고파

천상신녀는 신내림을 받은 후 오로지 신에게만 의지한 채 배움을 게을리 하는 일부 무속인의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신이 왔다고 해서 끝이 아니에요. 남의 인생을 조언하고 조율하는 무속인이라면 스스로 그 자격을 갖춰야 하는 게 먼저에요. 그렇지 않으면 그건 모순이죠.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결국 사이비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녀는 향후 봉사를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무속인의 역할은 구제중생에 있고, 봉사가 곧 구제중생이라 믿기 때문이다. 

“훗날 어려운 이들에게 자그마한 힘이지만 도와주고 싶습니다. 특히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조금만 사랑을 보태고 싶습니다.” 김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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