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로봇 관련 종목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봇 산업의 명확한 성장 방향성이 확인되고,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는 빠르게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높아지는 기대감만큼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나, 향후 로봇 사업의 성과와 실적 성장이 동반되며 중장기적인 우상향 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은 로봇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춤했던 로봇 수요가 다시 한번 반등함에 따라 실적 성장의 시기로 진입하고, 로봇 기업들의 본격적인 투자 집행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해외 진출 가속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10월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2024년에 공장 증설과 함께 AMR(Autonomous Mobile Robot, 자율 주행 이송 로봇) 기업에 대한 투자를 예정하고 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내년 이후 서빙 로봇과 AMR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협동 로봇 라인업 확대 또한 추진 중이다. 이 외에 국내 대기업들의 로봇 사업도 본격화될 것이다.
로봇의 필요성, 부정할 수 없다 미래에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로봇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방향성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로봇과 같은 자동화 수단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한국 인구가 2023년 5156만 명에서 2030년 5120만 명, 2050년 4736만 명, 2070년 3766만 명으로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총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가속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23년 대비 2030년 7%, 2050년 33%, 2070년 5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의 인력 부족 문제는 빠른 속도로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현재와 같은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로봇을 활용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고, 인당 생산성 향상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인건비 상승도 로봇 도입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월 최저임금 수준은 5년 전과 비교하여 약 10% 증가했고, 인건비 상승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로봇 도입에 대한 부담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전통 산업용 로봇의 투자회수기간(Payback Period)이 과거 2000년대 초반의 6~8년 수준에서 현재는 3년 내외 수준까지 단축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투자 회수 기간이 짧아질수록, 로봇 도입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국내생산 회귀운동(Reshoring Initiative)을 비롯해 IRA, CHIPs 등 적극적인 공급망 재편 정책을 내세우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 내 다수의 신규 공장이 건설될 예정이거나 건설 중이다. 새롭게 지어지는 공장에는 심화 되는 인력난 속에서 로봇 등 자동화 수단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팩토리의 형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터져 나오는 로봇 이슈, 성장의 가시성을 높여주다 올해 들어 국내 주요 대기업(삼성전자, LG 전자, 현대자동차, 한화, 네이버, KT, SKT 등)은 로봇 사업 확대 또는 진출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또한 연초 로봇 산업을 둘러싼 규제혁신방안을 공개한 이후, 지능형로봇법 등 주요 법안을 개정하고, 하반기에는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자체에서도 독자적으로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과 산업 생태계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산업 육성을 뒷 받침 해주고 있다. 로봇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방향성이 확인된 가운데, 기업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로봇 상용화에 나서면서 로봇 산업 성장에 대한 가시성 또한 확보된 셈이다.
기대감을 성장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높아지는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 속에 이를 성장으로 실현할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로봇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용 목적과 효용 가치가 있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로봇 그 자체가 단일 시스템으로서 어떠한 상위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산업용 로봇과 청소기 로봇(iRobot), 수술 로봇(Intuitive Surgical)이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한 사용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용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을 빠른 속도로 오차 없이 수행하며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이라는 효용을 가져다 주었고, 청소기 로봇은 인간이 하기 귀찮은 작업을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으로 제공해왔으며, 수술 로봇은 높은 수술 성공률과 치료 효과라는 명확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세 가지 로봇 분야의 보급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는데, 청소기>수술>산업용 로봇 순으로 보급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로봇이 단일 목적을 지녔거나(청소기 로봇),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걸리지만, 단일 시스템으로서 보급이 용이(수술 로봇)한 로봇일수록 보급 속도가 빨랐다. 사람의 팔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산업용 로봇은 활용 방법이 다양하고, 공장에서 활용될 경우 공장의 상위 시스템과 연동되어 동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의 용도 모색기와 도입 정체기를 겪기도 했다. 향후 유망한 로봇 분야로 협동 로봇 분야와 물류 로봇 분야를 선호하나, 해당 로봇 분야는 전통 산업용 로봇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고 아직은 로봇 그 자체로서 완결성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상위 시스템(MES 또는 WMS 등)에 종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급 확대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해당 로봇에 대한 수요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어 최대한 많은 수요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 즉 우수한 SI 파트너를 다수 보유하거나, 안정적인 캡티브 수요를 확보한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명확한 수요처가 없다면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한 수요 창출 능력 또한 중요한 성장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요자가 명확한 사용 목적이 없더라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범용성을 갖춘 로봇(고도화된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등)을 개발하거나, 다변화되는 고객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로봇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 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경제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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