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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약·바이오를 주목해보자

현광순 | 기사입력 2023/10/27 [12:14]

2024년, 제약·바이오를 주목해보자

현광순 | 입력 : 2023/10/27 [12:14]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 제약·바이오주는 고금리하에서도 금융시장 완화 기대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내년 하반기에 금리인하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다수설이며, 주가는 선행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제약·바이오주가 우호적인 분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 제약·바이오주는 고금리하에서도 금융시장 완화 기대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내년 하반기에 금리인하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다수설이며, 주가는 선행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제약·바이오주가 우호적인 분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사진:대웅제약)경제인

 

플랫폼 기술 통한 신약개발 모델이 뜬다

현재 한국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아직까지는 글로벌한 수준으로 의미 있는 임상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플랫폼기반으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도 있다. 유니크한 플랫폼기술을 개발하고 플랫폼기술의 라이선스 아웃(L/O)과 함께 플랫폼기술을 적용한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를 발굴해 임상을 진행하는 모델이다. 이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할 수 있는 전략이다.

ADC플랫폼기술 기반 레고켐바이오는 ADC 링커 플랫폼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ADC의약품은 '항체+링커+톡신'으로 되어있는데, 동사가 보유한 링커를 활용해 다양한 항체와 톡신을 조합하는 방법으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20216월에는 이탈리아 메디테라니아에서 도입한 항Trop2항체를 이용, ADC 신약 LCB84을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암젠(Amgen)향으로 16000억 원 규모의 ADC플랫폼 라이선스 아웃을 포함해 현재까지 ADC기술 관련 라이선스 아웃을 보면 플랫폼 기술 5, 후보물질 5건이 성사됐다. 전체 계약금액은 54억 달러에 달한다.

DDS기술 기반으로 제형변경을 통한 바이오베타를 개발하는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SC) 투여 방식으로 변경하는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플랫폼 기술(Hybrozyme, ALT-B4)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서 '키트루다' SC제형(ALT-B4)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갔으며, 2025년 인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황반병선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ALT-L9)의 제품 인허가를 위한 글로벌 임상도 진행 중이다.

알테오젠과 같은 기술 기반의 삼천당제약도 황반변성을 치료할 수 있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을 완료하고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주사제를 경구제로 개발중이다.

특히 유럽 제약사와 협의 중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유럽 독점 판매 본계약 예상시기를 몇 차례 연기하면서 1127일까지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약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명확한 임상스케줄과 상업화 비전이 '핵심'

바이오기업에게 신약후보물질이 핵심가치다. 한국 바이오기업 중에는 기업역사가 20년 이상 경과했지만 기존 파이프라인 임상에 큰 진전이 없는 경우도 있다. 많은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자금조달을 통해서 생존하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어떻게 보면 '되는 것도 아니고 안되는 것도 아닌'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특히 금리가 상승하면서 바이오기업의 자금조달이 매우 어려운 환경으로 전환됐다. 또한 오랫동안 신약개발의 성과가 없으니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이제는 바이오기업이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자금을 손쉽게 조달하며 존속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계속기업으로 존재하려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내년부터 바이오기업은 생존 차원에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신약개발에서 끊고 맺음이 필요해 보인다. 확실한 임상 스케줄과 임상의 프라이머리 엔드포인트(1차평가변수), 그리고 자금계획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거기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둘째, 병용임상에서도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의 안정성과 효과가 먼저 임상을 통해서 검증한 후에 병용 임상도 의미가 있다. 자체 파이프라인의 검증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빅파마의 블록버스터와 병용임상을 시작하는 것은 대부분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일종의 묻어가기 전략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기업은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가 중요하다. 주가가 낮고 비전이 없으면 증권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렵다. 낮은 가격에 자금을 조달해도 대주주 지분이 크게 희석되며 경영권을 지키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따라서 생존차원에서 주가관리의 유혹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기존의 신약후보물질 임상을 장기과제로 돌리고 새로운 신약후보물질(플랜B)을 내세울 때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에는 또다시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글로벌 제약사나 바이오기업 중 신약 파이프라인을 바꿔가며 성공한 케이스도 많다. 출발했을 때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신약을 개발해 성공한 경우다. 대부문 외부에서 매입해서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항바이러스 길리어드(Gilead Sciences)나 정신과의약품에서 최근 당뇨 미만으로 성공한 일라이릴리(Eli lilliy & company), 다케다(Takeda)는 당뇨 고혈압약에서 샤이어를 M&A를 해서 희귀의약품으로 방향을 틀어 성공하기도 했다.

넷째, 바이오기업의 고비용구조를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공개(IPO) 이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해도 개발된 신약 파이프라인의 비전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물질 발굴에서 개발·임상까지 인력과 조직을 다 갖추고 기존의 고비용구조를 유지하는 전략은 재검토해 볼 여지도 있다.

계속기업으로 존재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금은 많은 바이오기업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자금사정도 어렵다. 바이오기업들의 현금보유현황과 자금조달 스케줄을 유의해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고금리시대에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테마주,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보자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는 항상 있어왔지만 바이오테마주에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직 국내에서 신약개발확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그동안 바이오기업에서 수많은 신약개발 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글로벌 신약개발로 성공한 케이스는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이 그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도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신약개발 성공확률은 1% 미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오테마주의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임상단계별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보면, 다양한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임상 1상 성공시 8%, 2상 성공시 15%라는 데이터가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우리나라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평가에도 적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알고보면 이것은 미국·유럽 등 빅파마 또는 성공적인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기업들 임상 성공률이다. 현재까지 한국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성공확률이 극히 낮고, 임상초기 단계가 많아서 바이오테마가 성립하기 어렵다.

신약개발 성공확률이 높을 때 바이오테마도 의미가 있게 된다. 그런데 과거 주식시장에서는 테마주 패턴을 보면, 선진국에서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개발해 주목을 받을 때마다 국내에서 관련 파이프라인이 있으면 임상 진행 상황과는 별도로 비슷하게 주가가 오른다. 코로나19 치료제는 말할 것이 없고, 코로나19 백신도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주가는 제자리에서 내려앉고, 신약개발 성과는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바이오테마는 대부분 지나가는 바람과 같다.

최근에는 당뇨 비만치료제도 그렇다.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등의 비만치료제가 크게 주목을 받자 국내 비만치료제 초기 후보물질 보유주도 갑자기 급등했다. 대사관련 의약품 개발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임상규모도 커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임상 3IND제출)를 제외하면 개발 초기 단계라서 실질적인 개발능력과 임상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한참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별 영양가가 없고, 주가는 제자리로 가고 말 것이다.

신약후보물질은 상당한 계약금으로 라이선스 아웃되든지, 아니면 아예 인수·합병(M&A)이 되든지 해야 세계시장에서 상업화 가능성과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년에도 바이오테마주는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반복되는 과정에서 조금씩 발전은 있을 것이다.

 

바이오주에 중요한 변수, '금리방향성'

내년 제약·바이오주 주가는 자금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제약·바이오주가 금융시장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로 평가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시장 완화나 금리 정점기록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약 바이오주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겠다는 매파적 발언이 제기될 때마다 제약바이오주는 큰 조정을 받았다.

금리와 제약·바이오주 움직임의 이면에는 성장주와 방어주의 성격도 작용한다. 저금리 상태에서는 실적주보다는 성장주에 투자를 늘리고, 반대로 고금리상태에서는 실적주에 투자가 몰린다. 제약·바이오주는 신약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성장주이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금리가 피크치고 하락한다면 특히 바이오주에는 훈풍이 불 수 있다.

내년에는 현재 높은 금리수준에서 미국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시킬 것인가, 아니면 금리인하에 대한 다수의견이 비등해질 때 바이오주는 상승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고금리가 지속되지만 내년 하반기에 금리인하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그렇게 본다면 주가는 선행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맞을 것이다.

또 한가지 투자관점은 금리가 인하되는 분위기로 전환하더라도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제약·바이오주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깊은 불황에 진입한다면 주가가 상승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다만 국내 경기가 깊은 불황으로 빠진다면 제약주는 하락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바이오주는 실적이 없어 실적·불황에서 다소 자유로운 존재다. 그보다는 신약개발·임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투자자금 조달이 잘 되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다. 불황이라도 금리가 크게 내려 자금조달 여유가 생긴다면 바이오주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신약개발 제약 바이오주는 2024년에는 2023년보다 좀 더 우호적인 분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금리전망이 달라진다면 제약·바이오주 전망도 수정돼야 할 것이다.

 

시대적 변화에서 주가 흐름을 읽어라

한국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시대별로 다른 특징을 보여왔다. 한국의 신약개발 역사는 1987년 물질특허 인정부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990년부터 기업들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특허를 등록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특허만 등록하면 주가가 폭등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원위치하기 때문에 제약주는 투기주로 인식됐다.

2000년대에는 제약사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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