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병호 헤링스 대표
“암 환자 ‘맞춤형 토탈케어 플랫폼’ 만들 것”

김종남 | 기사입력 2024/02/13 [16:03]

남병호 헤링스 대표
“암 환자 ‘맞춤형 토탈케어 플랫폼’ 만들 것”

김종남 | 입력 : 2024/02/13 [16:03]

최근 디지털 전환이 사회 화두가 되면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혁신이 제약·바이오, 의료 등에도 퍼지고 있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디지털 전환이 다른 산업 분야보다 더디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그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디지털 헬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헤링스는 한미약품 2세인 임종윤 사장의 개인회사 코리, 캡스톤파트너스,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총 77억 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바 있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의 대표주자다.

 

▲ 남병호 헤링스 대표  © 경제인

 

# 힐리어리, 1월 베타 버전 출시…연말까지 기능 확대 

남병호 헤링스 대표는 국내 최고 임상 디자인 및 임상 컨설팅 전문가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보건통계학 박사 학위를 받고 보스톤대학 교수와 세계 최고의 심장병 연구인 프래밍햄심장병연구(FHS)의 책임통계 학자를 역임하였고 귀국 후 국립암센터(NCC) 교수와 임상연구협력센터장 등을 지냈다. 실제 암 환자 수술 및 치료와 관련한 굵직한 임상을 설계하고 수행한 경험이 많다.

 

2014년 직장암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안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계 최초 관련 임상 시험도 그의 손을 거쳤다. 암 환자를 위한 임상연구의 체계적인 디자인 전략 수립과 암환자들이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를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2015년 헤링스를 창업했다. 

 

▲ 장루환자는 병원에서 일회성 교육을 받고 퇴원해 스스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료진이 개인적으로 환자에게 문의를 받았을 때 해결해주거 나, 환자가 직접 병원에 찾아와야 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오스토케어는 환자 스스로 앱을 통해 집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의료진도 전화가 아닌 웹을 통해 환자의 신체 정보와 상 태를 평가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화순전남대학교병원과 헤링스의 업무협약식 모습(사진:화순전남대학교병원).  © 경제인

 

헤링스는 현재 암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식단 관리 디지털 플랫폼인 힐리어리와 장루(인공항문) 관리 솔루션 오스토미케어를 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회사다. 디지털 치료제는 현재 식약처의 허가를 득하여 의사의 처방을 근거로 환자들에게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공한다.

 

헤링스는 식약처의 허가를 득하지 않고도 바로 환자분들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전략을 택하였으며 암환자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들을 중점적으로 파악하여 디지털 서비스화 해 나가고 있다. 그 첫번째 서비스 플랫폼이 ‘무엇을 먹어야 하지?’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2022년 8월 힐리어리 MVP(핵심기능만을 구현해 테스트), 작년 1월 베타(정식 출시 직전 테스트) 버전을 출시했다. 

 

힐리어리(healiary)는 ‘치료(healing)’와 ‘일지(diary)’의 합성어로 암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식단 관리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이다. 헤링스는 국내외 음식 5만여 개를 분석해 암 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4500여 개로 추렸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 위주로 추천하고자 매년 실시 되는 질병관리청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하였으며 환자 개인 맞춤형 식단 알고리즘을 통해 암 치료 과정과 개인 영양상태에 맞는 식단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남 대표는 “모든 암환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무엇을 먹을까”라며 “대부분의 수술을 받거나 치료중인 환자분 들뿐만 아니라 회복 중인 환자분들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식단을 짜서 드셔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잘 모르시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상당히 막막해 한다”고 말했다. 

힐리어리는 모바일 앱으로 구동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식습관, 알레르기 등 개인정보와 암 종류, 단계, 수술 여부, 수술 후 치료 종류(항암이나 방사선) 등 암 정보를 기입하면 필요한 단백질과 칼로리가 맞춤형으로 계산되고 하루 다섯 끼 식단이 제공된다. 식사 3번(아침·점심·저녁)과 간식 2번이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위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연구에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남 대표는 "본 연구를 통해 의료진은 본인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바로 알게 되어 환자 케어에 매우 도움이 되었으며 향후 이러한 서비스가 실지 환자 진료에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환자들도 의료진이 본인이 어떻게 음식을 먹고 회복하고 있는지를 다 파악하고 있어 너무 안심이 되고 좋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힐리어리를 암 환자 케어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 이미 미국 등에서는 병원 안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병원 밖에서의 관리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환자들의 예후를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에 근거하여 토탈케어(total care)가 제공되고 있다.” 면서 “암에 걸리면 주 된 치료는 병원에서 받으시지만 그 외의 필요한 관리는 플랫폼 안에서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위암 외 다른 고형암까지 범위를 넓히고 식단 외에도 복약, 운동, 증상 관리는 물론 나중에는 심리적 관리와 당뇨 등 동반질환 관리까지 모두 담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어 “직접적으로 치료에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통해 삶의 질이 좋아지고 궁극적으로 예후가 좋아진다면 우리의 플랫폼이 치료의 증진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 목표도 밝혔다. 보스턴대에서 심뇌혈관 질환 코호트 연구인 프래밍햄(Framingham) 연구에 참여했던 이력을 살려 미국 학계와 적극 연계해 진출할 계획이다.

 

# 오스토케어, 장루(ostomy) 환자 관리 플랫폼

오스토케어는 대장암 수술 이후 장루(인공항문)를 부착한 환자가 재택에서 의료기관과 연계해 장루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대면으로 장루환자의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서울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의료진과 협력해 재택관리에 필요한 양방향 비대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 서비스 이름도 장루(ostomy)를 뜻한다.

 

장루(인공항문)는 항문이 아닌 복벽을 통해 장 내용물이나 대변을 배설하기 위해 소장 또는 대장의 일부를 몸 밖으로 꺼내 고정한 구멍이다. 소장이나 대장 내 질병으로 항문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장루를 쓴다. 

국내 장루환자 관리 시스템은 미흡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장루 관리인데 스스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모니터링 시스템 부족으로 위급 상황에서 의료진과 접촉도 어렵다. 또 장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도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링스가 국내 최초로 장루 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다. 

 

장루환자는 병원에서 일회성 교육을 받고 퇴원해 스스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료진이 개인적으로 환자에게 문의를 받았을 때 해결해주거나, 환자가 직접 병원에 찾아와야 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오스토케어는 환자 스스로 앱을 통해 집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의료진도 전화가 아닌 웹을 통해 환자의 신체 정보와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기록으로 남아 언제든 열람하고 평가 할 수 있다. 

 

▲ 헤링스는 카카오헬스케어와도 손을 잡았다. 연속혈당측정기(CGM)•각종 스마트기기 데이터를 활용해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겪는 저혈당 쇼크 등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 트를 진행 중이며 이미 미국 하버드대학의 최고 내분비내과 의료진과 위절제술을 받은 비만환자들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디지털 헬 스케어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사진 오른쪽)와 남병호 헤링스 대표(사진:헤링스).  © 경제인

 

장루 관리 외에 장루 교체 동영상, 식이, 운동, 일상생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환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제공한다. 

남 대표는 "장루는 관리가 어려워 변이 새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환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병원을 찾기도 어렵다"며 "이를 최대한 실시간으로 의료진에 문의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 시범사업과 연계해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헤링스는 카카오헬스케어와도 손을 잡았다. 연속혈당측정기(CGM)•각종 스마트기기 데이터를 활용해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겪는 저혈당 쇼크 등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미 미국 하버드대학의 최고 내분비내과 의료진과 위절제술을 받은 비만환자들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위절제술 후 증후군은 위절제술 이후 섭취한 음식이 정상적인 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급격히 소장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식후 저혈당, 어지러움, 빈맥, 구토, 발한 등이 있다. 식후 저혈당 증상이 심해질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사는 위절제술 후 증후군 표준 진단•관리 방법 부재로 인해 진단이 부정확하고 실시간 관리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사는 먼저, 위암, 위궤양 등 문제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위해 CGM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실시간 혈당과 생체 신호를 측정할 계획이다. 또한 환자 증상과 상관 관계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남 대표는 “CGM•카카오헬스케어 플랫폼은 당뇨환자 뿐 아니라 다른 질환 환자에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면서 “위절제술 후 증후군을 앓고 있는 위암환자, 고도비만환자에게 특히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헤링스의 가능성은 한미약품도 알아봤다. 헤링스는 한미 관계사 코리(Coree)에서 약 4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코리는 한미그룹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가 세운 홍콩의 헬스케어 기업이다.

 

헤링스는 한미사이언스가 주축이 돼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광속 TF’의 일원이기도 하다. 설립 이후 코리를 비롯해 코리아 오메가투자금융, 캡스톤파트너스, 알펜루트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경제인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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