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
“AI 소믈리에로 글로벌 와인 시장 공략”

현광순 기자 | 기사입력 2024/06/05 [16:14]

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
“AI 소믈리에로 글로벌 와인 시장 공략”

현광순 기자 | 입력 : 2024/06/05 [16:14]

우리나라에서 와인은 이제 대중화를 넘어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단순히 인기 있는 와인만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고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와인 맛을 감별하고 골라주는 인공지능(AI) '전자 혀' 시스템을 담은 와인 무인 판매 브랜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맛 분석기인 '전자 혀'를 활용, 각각의 와인마다 9가지로 분석한 맛을 기준으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AI가 매칭해 주는 시스템이다.

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와인 맛 데이터와 시스템 구축에만 2년을 투자해 ‘와인쌤’이라는 무인 판매 키오스크를 만들었다. 와인쌤은 5월 말 AI소믈리에 기반 와인쌤 애플리케이션 1.0 버전을 오픈베타 론칭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전용 키오스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매칭률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구현할 방침이다.

 

▲ 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제공:상상을만드는사람들)

 

"기술은 수요와 수익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첨단 기술을 단순히 붙이는 것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 AI로 분석한 9가지의 와인 맛 데이터 기반 추천 리스트 제시

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지난해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빅데이터쇼'에서 인 공지능(AI)을 활용한 와인 무인 판매 브랜드 '와인쌤'을 최초 공개했다. 무인 판매 키오스크를 개발한 것은 훨씬 전이지만 좀 더 정교한 데이터와 고객 편의에 맞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와인쌤은 고객들이 직접 와인 무인 판매점에 방문해 자판기처럼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기존 와인 판매점과는 달리 '전자 혀'를 활용, 와인 맛을 9가지로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AI가 매칭해 주는 시스템이다.

 

최근 생성 AI가 추천한 레시피로 제품을 제작하거나 '챗GPT'를 탑재한 AI 바텐더로 소비자들에게 와인을 추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 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상품화한 적은 없다. 특히 기존의 추천 방식은 공급자의 주관적인 추천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와인쌤은 AI가 본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와인을 객관적으로 추천해 주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방 대표는 “AI 소믈리에는 단순히 참신한 아이디어나 AI 트렌드에 기댄 결과가 아니다”며 “자체 기술로 '와인 맛의 객관화'를 구현한 것은 물론 AI 시스템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독보적인 데이터 수집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방준호 상상을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와인 맛 데이터와 시스템 구축에만 2년을 투자해 ‘와인 쌤’이라는 무인 판매 키오스크를 만들었다(사진:상상을만드는사람들). 

 

방 대표는 알아주는 와인 애호가다. 와인쌤을 만든 것은 "왜 와인은 어려워야 할까"라는 질문 으로부터 시작됐다. 애호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와인 시장은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방 대표는 “시도 자체가 어렵고 맛의 묘사나 설명이 추상적이고 맛의 보편적인 지표가 없다” 며 “와인은 상품 종류가 너무 다양해 전부 먹어 볼수 없고 맛도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유명하고 아는 제품만 팔리는 구조라 소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와인쌤은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와인 맛 DB 구축 단계에서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

 

사람들에게 모르는 와인도 다양하게 선택하게 만들어 구매율을 높이는 것이 와인 시장을 키우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객관적인 와인 맛 데이터와 매칭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와인 선택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맛이라는 주관적인 감각을 객관화한다는 것은 어려웠다. 방 대표가 생각한 것은 인간의 맛 인식 과정과 가장 흡사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었다.

 

 

  ©국내 가정용 와인시장 규모(출처:유로모니터)

 

가장 보편적인 와인 맛을 기준으로 기준 시료를 만들고 이 기준 시료를 기준으로 각각의 와인을 9가지 맛으로 추출해서 맛 DB를 만들었다.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를 여러분 초빙해 기계의 맛 분석을 다시 평가했다. 인간 피드백 을 통한 강화 학습(RLHF)을 꾸준히 진행했다. 방 대표는 “신뢰할 만한 와인 맛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거의 2년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며 “보통 AI를 사용했다고 하면 생산지나 품종 등 단순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챗GPT를 이용하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주관적 의견을 취합한 답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와인쌤은 맛 분석을 위한 시스템을 바닥부터 구축했다”며 “신뢰 있는 맛 DB 구축을 위해 서울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와인쌤이 확보한 데이터는 500병에 달한다. 9가지 맛 지표를 구축해 1차적인 맛으로 단맛, 신맛, 짠맛, 떫은맛, 쓴맛, 감칠맛을 판단했다. 뒷맛으로 씁쓸, 떫음, 감칠맛을 구분했다.

 

방 대표는 와인의 '팬톤 컬러'에 빗댔다. 팬톤 컬러는 색깔마다 고유의 번호, 이름을 지정해 매년 올해의 색깔을 선정하는 등 색상의 미묘한 차이까지 숫자로 분별할 수 있다. '약간 씁쓸 한, 조금 달콤한'이라고 표현해야 했던 범주를 한가지 맛별로 약 2.000가지로 세분화해 정확한 지표로 구분한 것이다. 이 과정에 관련 특허만 9개 이상 확보했고 와인 맛 데이터는 최종 2만여 가지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와 더불어 벤딩머신과 키오스크, 애플리케이션, UI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직접 구축했다. 방 대표는 와인쌤을 설치하는 방식도 소비 행태에 따라 다각화했다. 기존 건물이나 가게 안에 자판기처럼 설치하는 숍인숍 형태를 위해서는 벤딩머신을 지원하고 와인 매장에서 와인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나만의 와인 추천 리스트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키오스크를 지원한다.

 

음식점에서는 메뉴판처럼 태블릿을 지원한다. 곧 출시할 모바일 전용 앱에는 개인별 와인 매칭 서비스는 물론 성인인증을 통해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픽업 서비스와 집으로 배송하 는 구독 서비스도 포함할 예정이다.

 

# 유명 소믈리에와 직접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진행

최근 와인쌤은 서울 성수동 직영 쇼룸 매장에서 워커힐호텔 지배인 유영진 소믈리에와 유관업 계 와인 관계자들이 모여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블라인드 테이스 팅의 목적은 '와인쌤' AI 소믈리에 매칭률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마련됐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유명한 와인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저렴한 레드, 화이트 와인 각 2종으로 진행했다. 화이트 와인은 '클라우드 베이'와 '러시안 잭'(이상 뉴질랜드산)으로 AI 매칭률 96%의 와인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끝낸 유영진 소믈리에는 "느껴지는 맛과 뉘앙 스가 거의 흡사해 동일한 와인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레드 와인은 '텍스트북 나파 메를로'(미국산)와 '셀리에 데 꼬뜨 뒤론 그랑 리저브'(프 랑스산)로 AI 매칭률은 89%다.

 

레드 와인에 대해 유영진 소믈리에는 "서로 다른 국가의 서로 다른 품종인데도,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와인 입문자들에겐 충분히 흡사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인쌤의 AI 소믈리에의 분석 결과와 전문 소믈리에의 의견이 거의 일치했지만, 비교 대상의 와인 가격 차가 2~3배 이상이 나면서 참석자들에게 놀라움을 줬다고 와인쌤은 전했다.

 

유영진 소믈리에는 워커힐호텔 사업부 식음료팀에 22년간 근무 중으로, 2007년 제6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009년 제1회 동남아시아 프랑스 와인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했고 2017년에 는 코망드리 와인 기사 작위도 수여 받았으며 명품 와인 글라스 '리델(Riedel)'의 브랜드 앰버 서더로 활동하는 국내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쌤 AI 매칭률에 대한 정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방 대표는 "주관적인 분석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 수치로 분석해 매칭되는 정도를 세분화했다"며 "이로 인해 같은 나라와 품종의 매칭률뿐만 아니라 나라와 품종이 전혀 다른 와인이라도 흡사한 맛과 뉘앙스를 가진 와인들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게 와인쌤 기술의 핵심"이라 고 전했다.

 

와인쌤은 5월 말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전용 키오스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매칭률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방 대표는 "일반 와인 입문자들에게 와인이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와인 선택의 실패 없이 쉽고 재밌게 즐기자는 모토로 개발중"이라며 " 본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AI 매칭률을 이용해 마셔보지 않은 와인도 손쉽게 선택하면서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절감하고, 이른바 '가성비'와 '가심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인쌤 앱을 통해 매칭률을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수많은 와인을 '스마트오더' 혹은 ' 구독서비스' 등을 통해 실패 없이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앱 전용 기능인 '내 와인취향 그리기'라는 기능을 사용해 AI 소믈리에가 와인을 매칭해 주는 서비스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와인쌤 스팟에서 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 픽업과 와인쌤과 함께하는 와인 동호회 모임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중이다.

 

 

  (제공:상상을만드는사람들)

 

한편 와인쌤을 운영 중인 '상상을만드는사람들'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으며, 투자 관련 VC들과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방대표는 와인쌤 대리점 확대를 적극적으로 노릴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와 인건비 등을 최대한 생략, 저비용으로도 와인쌤 대리점 운영이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진출은 당연한 목표다. 특히 해외에 와인쌤과 흡사한 서비스가 등장한다고 해도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방 대표는 "전자 혀의 보편화가 이뤄지더라도, 그동안 축적한 특허와 와인쌤의 데이터를 따라 오기 힘들것이며 앞으로 더욱 격차를 벌리겠다"라며 "와인쌤이 누구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실패없이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글로벌 와인 지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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